간혹 tv를 보다보면 예능이나 개그소재로 ‘방귀’와 ‘입냄새’가 나오곤 한다. 방귀의 경우 생리현상이라 어쩔수 없이 웃으면서 넘기지만 입냄새(구취)의 경우 평소 구강 관리를 제대로 안 해 냄새가 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불결해 보인다.
이렇듯 불쾌감을 주게 되는 입냄새는 입 속 충치, 구내염, 염증, 구강 건조 등 구강 내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구취는 그 외에도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특히 몸 속 기능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 기침 잦고 가래 생기면 ‘후비루증후군’ 의심해야
직장인 A(32)씨는 최근 헛기침과 함께 지속적으로 가래가 생겨 고민이 많다. 평소에도 알레르기 비염으로 인해 코가 답답한데 이제는 목까지 답답한 것이다.
A씨는 “주변사람들이 입냄새가 많이 난다고 하는 바람에 업무상 사람을 대할 때 입냄새가 풍길 것 같아 자신감도 떨어지고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하소연 했다.
그의 원인은 비염으로 인한 '후비루 증후군'이었다.
이 질환은 재발이 심해 치료를 포기하거나 기피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환자를 괴롭히는 것으로도 악명이 높다.
호흡기질환으로 잘 알려진 혜은당클린한의원 김대복 원장은 "사람의 코와 목에는 끊임없이 점액이 나와 점막을 적시면서 깨끗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 점액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며 끈적거리고 진해지면서 목 뒤로 끊임없이 넘어가거나 구강과 식도사이에 있는 인두에 고이는 경우 후비루 증후군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증상으로는 헛기침이나 기침반사, 지속적으로 가래를 뱉어내는 증상들이 있으며 무언가 목뒤로 넘어가거나 목에서 가래가 걸려 간지럽고 불쾌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며 "특히, 목 뒤로 넘어가는 점액의 주요 성분은 단백질로 구성돼 있는데,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질소화합물을 분비해 역한 구취의 원인이 된다"고 했다.
주로 코를 마시는 습관, 역류성식도염, 수술 등으로 인한 코 구조상의 변화 등이 후비루의 원인이 된다. 특히, 만성비염과 만성축농증(부비동염) 환자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알레르기 비염과 축농증으로 인해 많은 콧물이 생기고, 이 분비물이 목 뒤로 넘어가면서 후비루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김대복 원장은 "만성비염이나 만성축농증 같은 선행질환이 있을 때 후비루 증후군은 쉽게 재발하며 치료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환자들이 치료를 포기하거나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후비루는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 만성기침으로 악화될 수 있으며, 기침과 가래, 역한 구취를 유발해 대인관계는 물론이고 사회생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급적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가 증상 초기에 치료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방에서는 후비루의 원인을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코 뿐 아니라 폐를 비롯한 장기의 면역력 저하로 보고 치료에 앞서 증상별로 원인을 잡아 알레르기 비염과 축농증 등의 선행질환을 먼저 치료하며 외부의 유해물질을 차단시킨다. 또한 해당 장부의 열을 조절하고, 기혈을 순환시켜 몸의 체질을 개선해 면역력을 높여 재발률을 낮춘다.
후비루를 앓고 있는 환자들 대다수는 비염이나 축농증 등의 선행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선행질환을 먼저 치료해야 후비루의 재발을 막으며, 근본적인 치료가 된다. 또 체질이 개선되고 인체의 면역력이 좋아지면 스스로 몸 안에 들어온 병원균을 물리칠 수 있어 재발을 막을 수 있다.
김대복 원장은 "후비루 예방을 위해선 평소 과로를 피하고 운동으로 체력을 보강하며, 충분한 물을 마시고, 신선한 섬유질 야채와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담배와 술을 피하며, 코를 자주 풀지 않도록 하고, 먼지가 많은 곳, 공기가 탁한 곳은 피하며, 생리식염수를 따뜻하게 해서 하루 2~3회 정도 세척을 해주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머니투데이방송 백승기 이슈팀 기자2015/11/27 1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