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보] 오성영 기자 = 최근 직장인 K씨(29·여)의 가방 한구석에는 껌이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얼마 전 입냄새 때문에 굴욕 아닌 굴욕을 당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직장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농담반 진담반으로 “뭘 먹은 거야? 입냄새가 심하네”라는 얘기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K양은 그녀의 입냄새의 원인을 알 수 없어 답답한 마음에 껌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
특별하게 냄새가 심한 음식을 먹지도 않았을 뿐 더러 매일 규칙적으로 양치질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치질만 잘해도 입속 웬만한 구취는 예방할 수 있다. 입냄새 원인의 대부분은 불량한 구강위생이기 때문이다. 또 술과 담배를 줄이고, 강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삼가며, 평소 정기적으로 구강관리에 신경쓴다면 입냄새 예방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구취는 입안의 문제뿐 아니라 몸에 이상이 있을 때도 생겨난다. 대표적인 게 만성비염과 축농증이다. 혜은당클린한의원(구 혜은당한의원) 김대복 원장의 도움말로 두 질환의 원인, 증상 및 한의학적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혜은당클린한의원 김대복 원장은 “만성비염은 코막힘이 주된 증상으로, 보통 좌우가 교대로 막히며 증상의 정도가 다양하고 심할 때에는 양쪽 코가 모두 막혀 코로 숨을 쉬는 것이 힘들어지므로 환자는 입을 통해 호흡을 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또한 알레르기비염의 경우 심한 일교차와 꽃가루 등으로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봄·가을에 증상이 악화되는 게 보통이지만 최근에는 여름철에도 흔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습도가 낮아지는 환절기에는 진드기, 곰팡이, 세균 발생이 늘어나 코점막이 자극받기 쉬워진다.
여름철에도 에어컨 등 냉방기 사용이 늘면서 실내외 온도차가 커져 몸의 면역력이 저하돼 쉽게 비염 증상이 악화된다. 이 때 증상이 심해지면 구취가 동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가 막히면 구강호흡을 많이 하게 되고 입안이 건조해진다. 이로 인해 세균 번식을 억제하는 침 분비가 줄어들고 세균이 쉽게 번식해 입냄새가 발생한다.
비염은 이에 그치지 않고 축농증(부비동염)을 유발하는 단초가 된다.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코점막 부종 혹은 기타 감염 등으로 인해 코 속 부비동의 입구가 좁아지거나 막히면 부비동염이 유발된다.
누런 콧물과 두통, 비강 충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 때 알레르기성 비염과 같은 이유로 코막힘으로 인해 누런 콧물에서 심한 악취를 풍기는 입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
김대복 원장은 “날씨가 따뜻한 요즘 같은 날씨에 나타나는 비염과 축농증은 ‘감기’로 오인되기 쉬워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로 인해 후비루, 편도결석까지 발병하면 더욱 심한 악취로 고생하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질환은 이비인후과에서도 치료할 수 있지만 효과가 일시적이고 쉽게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면역력을 높이는 근본적인 한방치료로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의학에선 입냄새의 원인이 되는 비염과 축농증 치료를 위해 가장 먼저 코점막의 염증을 진정시키는 치료를 한다. 코 점막기능을 회복시킨 다음 외부의 유해 물질을 차단시키며, 인체장부의 기능을 강화시켜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김 원장은 “한의학에선 구취의 원인을 코뿐만 아니라 폐, 비장, 신장의 기능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기혈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 인체의 저항력과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알레르기 비염과 축농증을 치료한다”며 “외부물질의 자극에 몸이 견딜 수 있도록 면역력 강화와 체질개선에 나서기 때문에 재발률이 낮으며, 자연스럽게 입냄새도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혜은당클린한의원은 기본치료에 더해 개인의 증상에 맞춰 10여 가지의 약재를 달인 한약 연고와 스프레이로 코 안의 염증을 신속하게 제거한다. 개인별 맞춤 한약인 ‘신궁환’을 통해 면역력을 높이며 고름 상태를 소실시킨다.
특히 빠른 구취 치료를 위해 세균방지와 입안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재로 구성된 ‘구청수’ 처방을 병행해 비염과 축농증 개선 효과를 높이고 있다.
김대복 원장은 “비염과 축농증을 예방하려면 먼저 원인이 되는 특정물질이나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고 정기적인 청소와 실내외 온도차 줄이기를 실천해야 한다”며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과로를 피하고, 운동으로 체력을 보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가장 중요한 것은 질환 초기에 증상 악화를 방치하지 말고 적극 치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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